인간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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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저도 두려워했던 한 영혼의 고백" 이라는 카피가 인상적.
자신의 순수함과 세상의 더러움 사이에서 붕괴되는 자아.
어떤 이유에서이건 스스로 자초한 불행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고 결국엔 인간, 실격.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십분 공감할 감수성이 가득하다.
요조는 단지 그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속이지 못하고 괴로워했을 뿐.
-돈이 떨어지면 인연도 떨어진다는 말이 있지. 그건 말이야, 반대로 해석해야 해. 돈이 없으면 여자한테 차인다는 의미가 아냐.
돈이 없으면 남자는 오로지 스스로 의기소침해져서 못쓰게 되고 웃음소리도 힘이 없고 그리고 묘하게 삐뚤어지거나 하지.
결국 자포자기하며 남자쪽에서 여자를 밀어내는 반광란의 상태가 되어 차고 차고 차버리고 도망친다는 의미야.
가나자와 대사전에 따르면 그래, 가엾게도.
그런데 나 역시 그 마음이 이해가 가.
-여자라는 존재와 자고 나서의 일과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의 일과의 사이에
손톱만큼도 연결고리를 갖지 못하고 완전히 망각한 듯 보기좋게 두 세계를 절단시키고 살아가는
신비한 현상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봄날의 먼지바람에 날려서 찢어져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끈덕지게 전선에 달라붙어 있었는데요,
그것이 어쩐지 고개를 끄덕이는 듯해서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얼굴이 빨개지고 심지어는 무서운 꿈까지 꾸었습니다.
-처세하는 재능. ....나는 정말로 쓴웃음을 짓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에게 처세하는 재능이라니!
그러나 나처럼 인간을 두려워하고 피하고 속이는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속담의, 영리하고 교활한 처세 교훈을 지키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라고 할까요?
-아아. 인간은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완전히 잘못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고,
평생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상대가 죽으면 울면서 조사를 읽는 정도가 아닐까요?
-세상. 아무래도 나 역시 그것을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과 개인의 다툼으로, 더구나 그 자리의 다툼으로, 더구나 그 자리에서 이기면 된다.
-넓은 바다는 세상이 아니고 개인인 것이다.
-남이 권할 때 거절하면 상대의 마음에도 내 마음에도 영원히 메울 수 없는 또렷한 균열이 생길 듯한 공포에 휩싸였습니다.